무제05
원화작품점자(braille)와 점(dot, 占)을 이용해 이성과 감성을 지닌 모습과
함께 꿈꾸는 인간의 모습을 의미들을 생각하는 시간
20대초 나는 한쪽 눈의 시력을 잃었다. 상실이었다. 세상이 다르게 보였다. 사물이 흔들리는 것처럼 겹쳐 보였다.
원근감을 상실하면서 평면적으로 보였다. 그렇게 나는 다르게 보이는 비전 그대로를 그렸다. 나의 그림 그대로다(여기서 그대로는 수사적 표현으로서, 그대로는 아니지만 작가의 그림이 착상되고 정초 되는 근거라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되겠다). 그리고 그렇게 상실은 사실은 상실이 아니었다. 시력을 상실했고 세상을 다르게 보는 방법을 얻었다. 시력을 상실하지 않았더라면 열릴 수 없는 세계였고 얻을 수가 없는 방법이었다. 시력의 상실이 열어준 세계였고 방법이었다.
그렇게 나의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빛, 촉감, 중첩은 회화적 모티브가 된다.
내 작업에서는 빛 아래에서 대상의 형태와 의미가 분명하게 드러나 보이던 때를 기억하고, 빛으로 인해 그 대상의 존재가 휘황찬란했던 때를 기억하며 오브제를 반복적으로 심는 과정과 중첩된 이미지로 재현하는 것이다.
나의 작업들은 시각적이다(이중이미지). 그리고 촉각적이다(작가의 그림은 자잘
한 유리 알갱이들의 집합으로 이루어져 있고, 때로 기호와 언어의 한 형식으로서 점자가 도입되기도 한다). 나아가 후각적이기 조차하다(비록 실제로는 아니지만, 상상을 자극하는 단어적 의미가 내면의 향기며 인격의 향기를 맡을 수가 있다). 그렇게 나는 공감각을 실현한다. 그리고 공감각은 나의 주제의식을 관통하는 소통에 연동된다. 그리고 그렇게 나의 작업에서 소통은 보고 듣고 만지고 냄새 맡아지는 감각의 전방위적 방향의 재현이고자 한다.
작가명 | 박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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